서울에서 가장 이국적으로 취해가는 밤
2024.08
이태원은 서울에서 가장 독특한 거리다. 오랫동안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음식과 문화가 자리 잡았고, 지금도 그 흔적이 골목마다 남아 있다. 한 거리 안에서 중동 음식을 먹고, 유럽 스타일의 바를 가고, 동남아 분위기의 공간을 만나는 일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서울 안에서도 가장 '해외여행 같은 하루'를 보내기 쉬운 동네다.
데이트는 술탄 케밥에서 시작한다. 이태원을 대표하는 음식인 케밥은 이미 이 동네를 상징하는 메뉴가 됐다. 익숙한 한식 대신 조금은 낯선 향신료와 식문화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식사 후에는 커피오브콜스에서 잠시 쉬어 간다. 이태원은 밤이 유명하지만, 해가 지기 전 루프톱과 골목 풍경도 꽤 매력적이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의 모습은 다른 동네와 또 다른 인상을 준다.
이후에는 무중철학에서 가볍게 사주나 타로를 보는 색다른 경험을 더해본다. 맞고 틀리고를 떠나 서로의 성향이나 미래를 이야기하며 웃을 수 있는 콘텐츠라 데이트 중 자연스럽게 대화가 많아진다.
저녁이 되면 이태원다운 밤이 시작된다. 카사 코로나에서 맥주를 마시고, 베드럼에서 물담배(시샤)를 체험해 본다. 국내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문화지만, 중동과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하나의 사교 문화다. 낯선 경험 자체가 이태원을 찾는 이유가 된다.
마지막은 마할로에서 칵테일 한 잔으로 마무리한다. 같은 술이라도 공간마다 음악과 분위기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한 장소에 오래 있기보다 여러 공간을 가볍게 이동하며 즐기는 편이 이태원을 가장 잘 경험하는 방법이다.
이태원의 매력은 특정 맛집이나 카페 하나에 있지 않다. 서울에서 가장 다양한 문화가 가장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거리라는 점이다. 익숙한 데이트가 조금 지루해졌다면, 하루 정도는 여권 없이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기분으로 이태원을 걸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