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들어가지 않아도 좋은, 가을 제주 2박 3일
2026.09
제주는 여름이 가장 화려하지만, 물놀이를 뺀다면 오히려 가을이 걷고 둘러보기 좋다. 성수기를 비껴가면 여행 비용도 비교적 덜 부담스럽고, 숲과 정원, 건축과 오름을 천천히 즐길 수 있다. 이 코스는 공항에서 서쪽 해안을 따라 서귀포 안덕까지 내려가며 제주의 풍경을 이어 보는 2박 3일 여행이다.
첫날은 익숙한 고기국수 대신 바당길의 제주 해물 요리로 시작한다.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베릴베릴에서 커피를 마시고, 산양큰엉곶을 걸으며 작은 토끼들에게 먹이도 준다. 산방산 탄산온천에서 피로를 풀고, 바로 맞은편 야외 솥뚜껑에 흑돼지를 구워 먹으면 이동이 많았던 첫날이 자연스럽게 마무리된다.
둘째 날은 갈치조림으로 배를 채운 뒤 건축과 미술을 따라간다. 물 위에 떠 있는 배처럼 보이는 방주교회를 둘러보고, 가까운 본태박물관에서 안도 다다오의 건축과 자연을 함께 경험한다. 전통 유물부터 현대미술까지 전시 폭이 넓어 두세 시간도 빠르게 지나간다.
이후 넓은 정원이 있는 토은에서 산책과 커피를 즐기고, 금오름에 올라 탁 트인 제주 풍경을 바라본다. 마지막 저녁은 독채 공간에서 둘만의 스페인 코스 요리를 즐기는 두엔데. 바다에 들어가지 않아도 숲과 온천, 건축, 미술관, 정원과 오름이 충분히 제주다운 시간을 만들어주는 가을 여행이다.